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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 빵빵, 어억!!! |뚱딴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폭력성을 품고 있을까요. 저는 자신을 봤을 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잘 모르겠습니다. 다섯살 아들에게 총이나 칼 장남감을 사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들놈은 총이나 칼 장난감을 갖고 있습니다. 할배, 할매, 이모 등등. 요즘은 노는 것이 조금씩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TV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대부분 이런 내용들이니. 울트라맨, 파워레인저 등등. 어린이집 친구들과 그렇게 노는 모양입니다. 집에서도 그렇게 놉니다. 아빠, 엄마를 부릅니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우리 합체하자!" 이 말은 만화 영화에 나오는 '변신'이나 '결합'이 아니라 '싸우자', '겨루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로봇 싸우는 자세를 잡고 "햐!", "허!", "합!".. 더보기
지혜 지혜 |삐딱이 인간의 지혜를 생각해봅니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장복산 조각공원 쪽으로 가다 만난 약수터에서 본 것입니다. 나뭇가지를 그대로 활용한 바가지 걸이입니다. 참 예쁘지 않습니까. 인간의 지혜는 딱 여기까지면 좋을 텐데 욕심이 그렇지 않습니다. 더 지혜를 짜내는 건 '만용'입니다. 자칫 재앙도 될 수 있습니다. 예쁜 바가지 걸이가 있던 약수터 사진입니다.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끝이 없겠죠. 그럴듯한 바가지 걸이를 새로 만들 겁니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도 놓겠지요. 그늘이 생기도록 지붕도 얹어야죠. 이제는 예술적인 미를 가꿀 겁니다. 자연석 사이로 졸졸 흘러내리는 물이 아니라 용대가리나 거북대가리 주둥이로 나오는 물을 마시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물이 고이는 곳도.. 더보기
동행 가끔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큰 울림이나 감동은 아니지만 깨달음, 그렇지 못한 제 삶의 자세가 들통날 때입니다. 얼마 전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1월 10일 TV를 보고섭니다. KBS1 TV에 매주 목요일 밤 11시 30분에 하는 . 그날 제목은 ‘아빠, 대학 갈래요’ 20년 전 철강회사에서 일하다 오른손을 잃은 아빠. 지금은 택시를 몰지만 회사는 부도났고, 새벽부터 다녀봐야 하루 벌이 5000원, 1만 원이 전부입니다. 엄마는 식당을 하다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합니다. 열여덟 살 민경이는 그런 부모의 큰딸입니다. 버스비가 없다며 걸어가라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한 시간 동안 걸어 학교에 가는 마음 깊은 딸입니다. 학교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데, 의대를 가고 싶은 데.. 더보기
센터에 가면 센터에 가면 |삐딱이 마산 3·15회관의 이름이 '3·15 아트센터'로 정해졌답니다. 왜 하필 '아트센터'일까요. 갸우뚱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좀 있어 보입니까.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창원에 성산아트홀도 있는데 뭐, 마산에도 아트 머시기가 있으면 좋지' 하고 말 문제는 아닙니다. 한자어인 '예술'이나 영어인 '아트'가 뭐가 차이가 나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이 영어를 붙여야 있어 보이는 시대가 됐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은 이미 이런 식으로 변했습니다. 길거리 가게나 기업 등 민간뿐만 아니라 이미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영어 쓰기를 주도하고 있는 꼴입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8월 전국 145개 시구의 2166개 동사무소의 이름을 '동주민센터'로 바꾼다고 발표했고, 지금쯤 다 바뀌.. 더보기
현명한 유권자 현명한 유권자 |뚱딴지 오늘은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6시 투표종료와 함께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입니다. 현명한 유권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투표를 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동사무소에서 투표참여를 격려하는 방송을 수시로 하더군요. 대통령을 뽑는 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할매 여럿이 모여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어줘야 하느냐를 놓고 각자 주장을 펼친다. -할매 1 : 나는 인물보고 잘 생긴 사람 찍을 란다. -할매 2 : 대통령이 인물로 하는 기가. 정치를 잘해야 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또 다른 할매가 논란에 점을 찍어버렸다. -할매 3 : 12명 다 대통령 할끼라고 나왔을 낀데, .. 더보기
친구 친구 친구가 뭘까요. 속내를 틀어놓을 수 있는 존재, 아무 조건 없이 기댈 수 있는 존재, 눈물나게 하는 존재, 차분하게 또는 흥분하게 하는 존재, 욕지거리 쏟아부으면서도 서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는 존재.... 새삼스럽게 친구가 뭔지 생각하게 한 일이 있습니다. 네 살짜리 아들이 했던 말과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아들에게 내년 3월에는 유치원에 보낸다고 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다닐 수 없게 되는 거지요. 아들이 그랬습니다. “유치원 다녀야 해요? 나는 알라딘 어린이집 다니고 싶어요.”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내 친구들이 있잖아요”라면서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댔습니다. 아들 입에서 나오는 ‘친구’라는 말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이놈이 친구를 알 나이가 됐구나.. 더보기
기업, 사회적 책임 '기업=악'으로 만드는 기업 |삐딱이 마산상공회의소에서 발행한 11월에 제가 쓴 글입니다. 이 글은 9월 쯤에 쓴 건데, 두 달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마산에서 기업에 대한 단상이지만 무대를 전국으로 넓혀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기업에 이야기를 하자면 삼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삼성의 비리가 양파 껍데기 벗겨지듯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더러운 기업의 비리가 반기업 정서에 한 몫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반성보다는 협박이 먼저군요. 삼성이 위기에 처하면 온 국민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고. 지난해 7월 마산기업사랑협의회가 발족했습니다. 마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마산지역의 노동·여성시민·문화예술·금융·대학·언론 등 18개 기관·단체가 한 데 모였습니다. 마산기업사랑협의회 활동은 떠났던 기업도 다시 .. 더보기
상상력 결핍 시대 상상력의 결핍 |뚱딴지 나이 먹어가면서 점점 상상력은 사라져갑니다. 공감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 ‘나도 저런 기발한 생각을 하면서 즐거워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경남건축사회가 개최한 ‘내가 살고 싶은 집 그리기’대회에 입상작들입니다. 누가 제 상상력을 갉아먹었을까요. 제 스스로 그랬을까요. 아니면 닳고 닳아 없어졌을까요. 스펀지 같은 흡입력을 가진 아이들의 머리가 굳혀버린 것은 아마 어른들의 잘못이 클 겁니다. 말귀를 알아들을 만한 아이에게 “하지마”라는 말부터 하니까요. 머리통이 좀 커져서도 하지 말란 짓을 하면 완전히 문제아로 낙인찍어버리는 세상이니까요. 그림들을 한 번 보십시오. 여러분이 그린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입니까. 고급저택에 마감재가.. 더보기
재미난 일과 좋은 일 “재미난 일은 퀴즈 당첨된 거. 백화점. 3만 원. 좋은 일? 만나서 이야기해줄게.” 오늘 오후 회사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본의 아니게 엿들은 한 여성의 통화 내용입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올랐습니다. 제가 4층 편집국 단추를 눌렀습니다. 아무 단추도 안 눌렀으니 그분은 편집국 손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퀴즈 당첨되셨다고예. 축하합니다”라고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그분은 “예, 씨네퀴즈”라고 했습니다. 웃으면서. 제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우리 신문을 보시는 독자가 퀴즈에 당첨된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 신문 퀴즈에 당첨된 것을 두고 ‘재미난 일’이라고 했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퍼뜩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재미난 일과 좋은 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였습니다. 답을 .. 더보기
지랄 국가보안법 지랄 국가보안법 |삐딱이 김훤주 선배가 최근에 쓴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약하라’는 글에 대한 지지 글입니다. 국보법을 어긴 범죄자들을 ‘사상범’이라고 합니다. ‘사상’이라 하면 그냥 ‘생각’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만 거대하게 포장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만큼 이 사회에 암적인 존재라는 걸 부각시키기 위한 수작이라 봅니다. 어쨌든 사상범이 많은 나라라는 것은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옥에 넣어 사회와 격리를 시킵니다. 준법서약서도 쓰게 한다지요. 강제로 머리를 수술해서 생각을 못하게,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생각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은 잔인한 악행이 저질러져 온 걸 알게 되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게 아닙니다. 국보법은 권력유지를 위한.. 더보기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인생 |뚱딴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4년 6월입니다. 제가 여론팀에서 일명 ‘사람전문기자’를 시작했을 초기였습니다. ‘마산기네스’에 영화로 두 번이나 오른 이가 있다 해서 찾아갔었습니다. 초여름 날씨에 땀이 흘러내리던 때였을 겁니다. 그가 살던 마산 상남동 집에 들어갔을 때 느낌, 어렴풋합니다. 방마다 오래된 비디오테이프가 한가득했고, 쌓인 책도 엄청났습니다. 저도 잘 버리지 못하고 모아놓다 아내에게 욕을 듣곤 합니다만 대단했습니다. 그는 ‘수집광’이었습니다. 영화에 더 미쳐있더군요. 그가 바로 ‘이승기’. 마산MBC 에서 활약이 대단하죠. 노래도 가수 뺨칩니다. 그런 그에게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어제입니다. 그나 50년 넘게 모아온 영화 포스터, 비디오테이프, 영화 서적이 자.. 더보기
대가리 똥만 든 지식인 영화 프랑스 영화 라는 영화를 연출했던 미카엘 하네케가 감독. 남자주인공 조르쥬 역에 다니엘 오떼유, 조르쥬의 부인 안느 역에 줄리엣 비노쉬. 이 영화가 2005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랍니다. 그만한 영화겠거니 하고 쉬는 날 밤에 케이블 TV에서 본 것입니다. 너무 심오했습니다. 뭐가 숨겨져 있다는 걸까? (영화제목이 hidden) 영화가 끝날 때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권선징악’도 아니요, 누가 범인인지도 알려주지도 않고. 영화는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배달된 비디오테이프를 돌리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의 사생활이 찍힌 테이프. 끝날 때까지 그 테이프를 누가 만든 것인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가 첫 부분부터 끝날 때 모두 흔치 않은 장면들, 조금은 갑갑함, 그러면서도 뭘까? 라는 의.. 더보기
색깔없는 촌잔치 색깔 없는 촌 잔치 |삐딱이 ‘촌 잔치’에 문화가 있나 촌에서 열리는 잔치에 이 것이 우리 동네 문화라고 자랑할 만한 것이 있을까? ‘문화’에 대한 아는 것도 없지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지난 주 토요일 한 행사에서 공연을 보면서 였습니다. 한 주 내내 정리도 안되는, 못하는 이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하는 ‘잔치’는 소위 무슨, 무슨 축제를 뜻합니다. 지난 13일, 토요일 진해 중원로터리에서 ‘진해 가을 건강 및 음식 대축제’가 열렸습니다. 말이 음식대축제지 그냥 그런 행사였습니다. 오히려 그날을 모양새 있게 장식한 건 서늘한 가을밤을 뜨겁게 달군 kbs 였습니다. 완전히 주객이 바뀐 꼴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중원로터리에 잘 있던 분수대를 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