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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6 빵빵
  2. 2008.04.26 지혜 (1)
  3. 2008.04.26 동행
  4. 2008.04.26 센터에 가면
  5. 2008.04.26 현명한 유권자
  6. 2008.04.26 친구 (1)
  7. 2008.04.26 기업, 사회적 책임
  8. 2008.04.26 상상력 결핍 시대
  9. 2008.04.26 재미난 일과 좋은 일
  10. 2008.04.26 지랄 국가보안법
  11. 2008.04.26 아름다운 인생
  12. 2008.04.26 대가리 똥만 든 지식인 (1)
  13. 2008.04.26 색깔없는 촌잔치

빵빵

뚱딴지 2008. 4. 26. 15:54
빵빵, 어억!!! |뚱딴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폭력성을 품고 있을까요.
저는 자신을 봤을 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잘 모르겠습니다.

다섯살 아들에게 총이나 칼 장남감을 사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들놈은 총이나 칼 장난감을 갖고 있습니다. 할배, 할매, 이모 등등.

요즘은 노는 것이 조금씩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TV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대부분 이런 내용들이니. 울트라맨, 파워레인저 등등. 어린이집 친구들과 그렇게 노는 모양입니다.

집에서도 그렇게 놉니다.
아빠, 엄마를 부릅니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우리 합체하자!" 이 말은 만화 영화에 나오는 '변신'이나 '결합'이 아니라 '싸우자', '겨루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로봇 싸우는 자세를 잡고 "햐!", "허!", "합!", 이런 소리를 내면서 결투를 합니다. '사내아이이니 당연하지'라고 여깁니다.

요즘에는 사람에게 총질도 합니다. 그런 어느 날 아들 놈이 그랬습니다.
엄마보고 총을 쏘면서 "죽어! 죽어!"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 아내가 "이노무 자슥이!"라고 했지요.

그랬드니 아들놈이 한참 생각하다 한 말이 뭔지 압니까.
총을 쏘면서 "죽으세요!"

웃어야 하나요. 울어야 하나요.

200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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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삐딱이 2008. 4. 26. 15:53
지혜 |삐딱이

인간의 지혜를 생각해봅니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장복산 조각공원 쪽으로 가다 만난 약수터에서 본 것입니다. 나뭇가지를 그대로 활용한 바가지 걸이입니다. 참 예쁘지 않습니까.

인간의 지혜는 딱 여기까지면 좋을 텐데 욕심이 그렇지 않습니다. 더 지혜를 짜내는 건 '만용'입니다. 자칫 재앙도 될 수 있습니다.

예쁜 바가지 걸이가 있던 약수터 사진입니다.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끝이 없겠죠. 그럴듯한 바가지 걸이를 새로 만들 겁니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도 놓겠지요. 그늘이 생기도록 지붕도 얹어야죠. 이제는 예술적인 미를 가꿀 겁니다. 자연석 사이로 졸졸 흘러내리는 물이 아니라 용대가리나 거북대가리 주둥이로 나오는 물을 마시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물이 고이는 곳도 화강석으로 둥글게 잘 깎은 놈으로 놓고 싶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나뭇가지로 만든 바가지 걸이를 보며 참 아름답다고 한 정취는 사라지고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인공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만든 것들을 문명이라고 합니다. 토인비는 '인간 사회의 문명과 역사 발전의 밑바탕을 자연의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홍수나 자연재해와 같은 거대한 자연의 힘에 대한 대비를 넘어 먹고살려고, 새로운 부를 만들려고 자연을 헤집기도 합니다. 대운하가 그 짝이라고 하면 과할까요.

아래 사진들은 인간의 도를 넘은 지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말이 임도이지 산비탈을 깎아내고 군데군데 아예 시멘트 포장길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리고 저 멀리 해군기지사령부와 그 앞바다에 소모도 방파제가 보입니다. 소모도가 육지가 되고 방파제가 생기면서 마산만 물길이 막혔다는 곳입니다.

'과자 봉지나 공산품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얼마인지 적혀있다'. 열량이나 원재료가 어느 나라 것인지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국에는 과자 봉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시돼 있답니다. 영국사람들 69%는 이 표시가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답니다. 코카콜라도 곧 탄소 라벨 부착을 할 거랍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는 데 우리는 아직도 먹고살기에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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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2.18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좀 더 편안하게, 좀 더 멋스럽게,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후회를 하며, 옛날을 그리워 합니다.
    겪어보면 이건 아니구나하며 느껴 알지만, 곧 망각하고 새로운 일을 추진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뒷돈의 거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동행

납니다 2008. 4. 26. 15:50

가끔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큰 울림이나 감동은 아니지만 깨달음, 그렇지 못한 제 삶의 자세가 들통날 때입니다.
얼마 전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1월 10일 TV를 보고섭니다. KBS1 TV에 매주 목요일 밤 11시 30분에 하는 <현장르포 동행>. 그날 제목은 ‘아빠, 대학 갈래요’
20년 전 철강회사에서 일하다 오른손을 잃은 아빠. 지금은 택시를 몰지만 회사는 부도났고, 새벽부터 다녀봐야 하루 벌이 5000원, 1만 원이 전부입니다.
엄마는 식당을 하다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합니다.
열여덟 살 민경이는 그런 부모의 큰딸입니다. 버스비가 없다며 걸어가라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한 시간 동안 걸어 학교에 가는 마음 깊은 딸입니다.
학교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데, 의대를 가고 싶은 데 집안 형편이 문제입니다.

아버지는 어렵게 말을 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취직하면 안 되겠나?”, “안 해”
“맥지 힘빼지 말고 못 갈 거 그만두면 안 되겠나?”, “안 해”
제대로 공부 못했고, 어렵게 사는 서러움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속 깊은 민경이는 그런 소리를 듣고도 그냥 공부를 합니다.
취재하는 이가 민경이에게 물었습니다. 대학가고 싶냐고. 민경이는 “지금은 어려우니까 당장은 못 가겠지만 가겠다”고 했습니다. “대학이 꼭 고교졸업하고 가란 법이 있나, 취직해서 돈도 벌어서,,,, 10년 안에 갈 거다”.
그래서 취재하는 이가 괜찮겠냐고 물었습니다.
민경이가 하는 말이 저의 마음과 머리를 때렸습니다. “원래 인생은 삼십부터예요.”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렇게 당당한데. 안타까운 건 갈수록 빈곤의 대물림은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참고로 <현장르포 동행>을 소개하면. ‘동행’입니다. 작년 11월 8일 6식구의 40대 가장의 이야기인 ‘두 번째 약속’이 첫 방이었습니다.
기획자는 ‘양극화 시대, 동행해야 할 이웃들에 대한 현장보고서’라고 소개했습니다. 또 ‘한국사회 신빈곤 현실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가 될 터’라며 기획의도를 밝혔더군요.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어려운 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고비를 함께 이겨낼 삶의 동행자가 되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끝 찡함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숙제입니다. 같이 가야 할 길입니다.

2008.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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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 가면

삐딱이 2008. 4. 26. 15:50
센터에 가면 |삐딱이

마산 3·15회관의 이름이 '3·15 아트센터'로 정해졌답니다.
왜 하필 '아트센터'일까요. 갸우뚱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좀 있어 보입니까.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창원에 성산아트홀도 있는데 뭐, 마산에도 아트 머시기가 있으면 좋지' 하고 말 문제는 아닙니다.

한자어인 '예술'이나 영어인 '아트'가 뭐가 차이가 나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이 영어를 붙여야 있어 보이는 시대가 됐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은 이미 이런 식으로 변했습니다.

길거리 가게나 기업 등 민간뿐만 아니라 이미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영어 쓰기를 주도하고 있는 꼴입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8월 전국 145개 시구의 2166개 동사무소의 이름을 '동주민센터'로 바꾼다고 발표했고, 지금쯤 다 바뀌었을 것입니다. 제가 사는 진해시 태백동사무소도 '태백동주민자치센터'라고 박힌 동판이 붙어 있더군요.
굉장한 발상에 굉장한 변화 아니겠습니까. 한쪽에서는 예쁜 한글간판을 뽑아 상을 주고 한쪽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외래어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센터'라고 하면 무슨 뜻일까요. 행자부는 지난 8월 '주민센터'로 바꾼 이유에 대해 "부르기 쉽고, 주민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기관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명칭"이라고 했습니다. 참 가당찮습니다.
그래서 영어사전을 뒤져 봤습니다. 쉽게 말해서 '한복판'으로 아는 'center'에 다른 뜻이 있는지. '사람이 모이는 중심지, 사회사업 등의 종합시설'이라는 뜻이 있더군요.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에서 기사 찾기에 '센터'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수도 없이 쏟아지더군요. 그만큼 '센터'는 우리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경상대 암센터, 고성군문화체육센터, 경남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창원켄벤션센터, 비전사업본부, 의령군민체육센터, 양산여성복지센터, 거제시자원봉사센터, 창원병원 재활전문센터, 농업기술센터,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경남도여성능력개발센터, 천주교 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 프레스센터, 경찰청 교통정보센터, 112신고센터, 경찰청선거사범신고센터,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119안 전 센터……. 끝도 없습니다.

민간, 자치단체, 시민단체, 종교기관, 경찰 등등 구분이 없습니다.
정부도 문제지만 이미 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외래어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경남의 20시군 누리집에 들어가 봤습니다. 참고로 경남은 '필 경남'입니다. 느껴지십니까. 느낌이 오나요.
드림베이 마산, 블루시티 거제, 액티브 양산, 점프 부자 창녕……. 무슨 뜻인지 다 아시죠. 이렇게 이름을 지어놓고 무슨 무슨 뜻이 있다고 설명들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은 어떻습니까. 환경수도 창원, 참 진주, 공룡나라 고성, 보물섬 남해. 쉽고 더 와 닿는다고 하면 주관적인 평가일까요. 경남도는 친환경농산물 상표를 개발했는데 그 이름이 <I'm Green>이라고 25일 밝혔니다. 덧붙은 문구가 '천적이 만들어준 경남 농산물'입니다.

이런 흐름은 세계화를 주창한 문민정부 이후였을 겁니다. 외환위기와 시작한 국민의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 이름을 모두 영어로 바꾸는 게 대세였죠. 그래야, 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나.
참여정부는 더 했습니다. '산업클러스터'니 '로드맵'이니 외래어를 끌어다 세상을 변화시킨답시고. 산업집적화와 산업클러스터의 차이가 있을까요(클러스터는 영어로 포도 등의 송이를 일컫습니다). 클러스터는 더 첨단이고 로드맵은 노선보다 더 깊고 치밀한 내용이 담겼을 것 같습니까.

다시 '센터'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름다운 우리 말글을 가꾸고자 노력하는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는 얼마 전에 동주민센터로 바꾸는 것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2월 7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행자부의 '센터'로 이름 바꾸기 찬반을 물었습니다.
그 결과, 58.9%가 외래어 대신 우리말 용어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했답니다. 이 조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게 20~30대, 수도권, 고소득, 대학생과 사무직, 대졸자일수록 주민센터 명칭에 대한 찬성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먹물'들의 허위의식으로 몰아붙이면 너무할까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한글문화연대는 대안을 갖고 반대운동을 하는지 궁금해질 겁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좋은 이름이 있더군요. 내부적인 대안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무슨 '동누림터'. '누리다'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도 담겨있습니다. 여기에 '터'를 붙인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러면서 그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민센터로 바꾸는 2166개 동사무소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다음으로 많은 공공기관이다." 이 정부의 역작이라고 해도 될 겁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공공기관의 이름을 외래어로 바꿔버렸으니.

센터에 가서 수용하고 운동하고, 센터에가서 행정처리하고, 센터에서 가서 공부하고, 센터에서 가서 밥먹고, 센터에서 영화보고, 놀고, 센터에 가서 친구만나고.....

센터에 가면 뭐든 해결되는 세상입니다.

2007.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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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유권자

뚱딴지 2008. 4. 26. 15:48
현명한 유권자 |뚱딴지

오늘은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6시 투표종료와 함께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입니다.

현명한 유권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투표를 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동사무소에서 투표참여를 격려하는 방송을 수시로 하더군요.

대통령을 뽑는 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할매 여럿이 모여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어줘야 하느냐를 놓고 각자 주장을 펼친다.

-할매 1 : 나는 인물보고 잘 생긴 사람 찍을 란다.
-할매 2 : 대통령이 인물로 하는 기가. 정치를 잘해야 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또 다른 할매가 논란에 점을 찍어버렸다.


-할매 3 : 12명 다 대통령 할끼라고 나왔을 낀데, 나는 다 찍어 줄란다.


대통령을 여럿 뽑아 봤을 텐데, 영 감이 잡히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가 12명이나 되고, 후보들 색깔도 비슷하잖습니까. 같은 당에 있던 사람이 갈라서서 나오기도 했으니 ‘아리까리’ 할만 합니다.

‘고민하느니 모두 찍어주겠다’. 현명한(?) 선택 아닙니까.

2007.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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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납니다 2008. 4. 26. 15:47

친구

친구가 뭘까요. 속내를 틀어놓을 수 있는 존재, 아무 조건 없이 기댈 수 있는 존재, 눈물나게 하는 존재, 차분하게 또는 흥분하게 하는 존재, 욕지거리 쏟아부으면서도 서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는 존재....

새삼스럽게 친구가 뭔지 생각하게 한 일이 있습니다.
네 살짜리 아들이 했던 말과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아들에게 내년 3월에는 유치원에 보낸다고 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다닐 수 없게 되는 거지요.

아들이 그랬습니다. “유치원 다녀야 해요? 나는 알라딘 어린이집 다니고 싶어요.”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내 친구들이 있잖아요”라면서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댔습니다.

아들 입에서 나오는 ‘친구’라는 말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이놈이 친구를 알 나이가 됐구나. 나도 이때쯤부터 친구를 알게 됐을까’.


얼마 전에 아들이 친구와 어떻게 노는 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참 친구라는 게 저런 거였지’라고 생각하면서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더군요.

자전거에 아들을 태우고 가끔 나들이를 하기도 합니다.
진해 해양공원에 있는 놀이터에 갔을 때 일입니다. 제 아들이 미끄럼틀을 좋아하거든요.
그곳에서 어린이집에 같이 다니는 친구를 만난 겁니다. 정신없이 놀더군요.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몸짓과 소리를 지르면서.

그리고 특이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 ‘짓’을 하더군요.
병에 든 음료수를 나눠 먹기도 하더군요. 마주 보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 주둥이를 입에 넣고 빨아먹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혼자 웃었든지. 어릴 때는 남이 먹던 것도 거리낌 없이 잘 먹었잖습니까. 저는 친구와 서로 씹던 껌도 나눠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우리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요. 먼저 서로 ‘조건’과 ‘처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 처지에 맞춰 만나고, 이야기하고, 뭐든 주고받는 게 아닌지.

2007.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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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어린이집 2009.04.02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중우 아버님? 중우는 잘 지내죠?
    우연히 이글을 보게 됐어요
    한참동안 중우를 그리워했어요 갑자기
    중우가 많이 보고싶네요.^&^
    알라딘 어린이집 카페가 있어요
    한번 들러 주세요 중우가 아는 친구도 몇명 있습니다
    많이 컸겠죠?
    참 카페 주소는 cafe.daum.net/aladin8139 입니다..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기업, 사회적 책임

삐딱이 2008. 4. 26. 15:46
'기업=악'으로 만드는 기업 |삐딱이

마산상공회의소에서 발행한 <마산상의> 11월에 제가 쓴 글입니다. 이 글은 9월 쯤에 쓴 건데, 두 달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마산에서 기업에 대한 단상이지만 무대를 전국으로 넓혀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기업에 이야기를 하자면 삼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삼성의 비리가 양파 껍데기 벗겨지듯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더러운 기업의 비리가 반기업 정서에 한 몫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반성보다는 협박이 먼저군요. 삼성이 위기에 처하면 온 국민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고.



<기업사랑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시작된다!>

지난해 7월 마산기업사랑협의회가 발족했습니다. 마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마산지역의 노동·여성시민·문화예술·금융·대학·언론 등 18개 기관·단체가 한 데 모였습니다.
마산기업사랑협의회 활동은 떠났던 기업도 다시 돌아오게 하고, 마산에서 기업을 하고 싶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당연히 협의회 핵심사업은 ‘기업사랑’을 확산시키기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 확산이라는 기업윤리도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할 때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단순한 논리에 따른 것입니다.


기업에 대한 신뢰의 표본이 ‘향토기업’입니다. 그 이름만큼 기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이 있을까요. 그런데 마산에서 향토기업의 명예가 산산이 무너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40년 동안 공장을 돌려 돈벌이를 하고 떠난 한국철강이 있던 자리가 온갖 오염물질로 범벅돼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났습니다. 몇 년전 그동안 마산에 뿌리를 두고 기업활동을 한 보답으로 공영개발의 기회를 주기보다는 건설업체인 부영에게 땅을 팔고 떠났을 때 이미 기업에 대한 불신의 싹이 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윤리, 기가 찰 일 아니겠습니까.

올해도 이 같은 불신에 부채질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이 마산조선소를 팔아치우겠다고 한 것입니다. 통영의 한 중견조선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본 계약을 맺고 나면 매각절차는 마무리됩니다. 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한진중 마산조선소 터는 실수요기업에 매각돼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이 같은 지역민들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돼 다행입니다. 한진중도 지역정서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한진중은 신뢰를 잃었습니다. 봉암해안로 개통 또한 오랫동안 지연시켰습니다. 마산조선소 땅을 정부에서 마산자유무역지역으로 편입하려고 했을 때도 땅값을 비싸게 불러 무산시기기도 했습니다. 그때 한진중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마산조선소를 2006년 이후 종업원 1000명 이상이 일하는 곳으로 만들겠다.” 지역민에게 했던 약속입니다. 그런데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고 지역민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또한 짜증 나는 일입니다. 기업이 기업을 욕 먹이는 데 ‘기업사랑’이 쉽겠습니까. 한진중은 최근 창립 70주년 특집호 사보 <한진중공업 가족>에서 “탁월한 성과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만이 장수기업으로서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신뢰’를 강조한 기업인데 왜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기업은 기술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사회적 책임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2009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국제 표준화한 ISO 26000이 도입됩니다. 기업윤리표준이 제정되고 기업윤리규제가 강화됩니다. 단시간에 국가적 부를 창출하고, 성장 가속에 앞만 보고 달려왔던 우리나라 기업도 이제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윤리표준에는 환경경영·정도경영·사회공헌 등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인증을 받지 못한 기업은 성장하기 어려워질 밖에 없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공헌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짭니다. 돈을 벌게 해준 사회에 다시 되돌려 주는 것에 인색합니다. 이런 면에서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있는 두 기업은 본보기로 삼을 만합니다. 그들은 한국에서 번 돈을 한국 사람에게 베풀 줄 압니다.
국내 최대 외자기업인 노키아티엠씨의 영산홍한마음회는 8년 전부터 도내 아동양육시설 아동과 함께하는 ‘한마음 어울림마당’을 마련해오고 있습니다. 봄에는 시설 아동들이 한데 모여 기량을 뽐내는 학예발표회를 하고 가을에는 체육대회를 합니다. 올 11월에도 17회 행사를 엽니다. 지난 2004년 10회 때부터 아이들이 직접 쓴 글을 엮어 책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자신의 책이 생긴 셈입니다. 아이들은 힘들 때 그 책을 본다고 합니다.
한국태양유전은 지난 74년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회’를 만들었습니다. 교통사고로 부모가 숨지거나 장애를 입어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1만 498명, 장학금이 41억 8890만 원에 달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기업은 어떤 존재로 기억될까요. 기업들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기업이 무너졌을 때 지역민이 어떻게 했는지. 당시 부도를 냈던 기업들은 ‘향토기업’을 살려달라고 지역에 호소했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난해 대동그룹은 화의를, 경남모직은 법정관리를 졸업했습니다. 또 올 초에는 한일합섬도 법정관리를 벗어났습니다.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기업정상화를 이룬 데 대해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원에 고맙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또한, 향토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할 때 지역민들은 그 기업을 믿습니다.

200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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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결핍 시대

뚱딴지 2008. 4. 26. 15:45
상상력의 결핍 |뚱딴지


나이 먹어가면서 점점 상상력은 사라져갑니다. 공감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 ‘나도 저런 기발한 생각을 하면서 즐거워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경남건축사회가 개최한 ‘내가 살고 싶은 집 그리기’대회에 입상작들입니다.
누가 제 상상력을 갉아먹었을까요. 제 스스로 그랬을까요. 아니면 닳고 닳아 없어졌을까요.
스펀지 같은 흡입력을 가진 아이들의 머리가 굳혀버린 것은 아마 어른들의 잘못이 클 겁니다. 말귀를 알아들을 만한 아이에게 “하지마”라는 말부터 하니까요. 머리통이 좀 커져서도 하지 말란 짓을 하면 완전히 문제아로 낙인찍어버리는 세상이니까요.

그림들을 한 번 보십시오. 여러분이 그린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입니까. 고급저택에 마감재가 ‘삐까번쩍’한, 돈으로 처바르면 되는 그런 집인가요. 이 그림을 보고 “요즘 아이들 그림은 너무 ‘학원틱’하다”고 한 이도 했습니다. 어쨌든 너무 기발합니다. 특히 사막 위에 사구처럼 생긴 집은.

◇대상 △임채웅(밀양동명중3) : 바다 위 편안한 공간

◇최우수상 △오은진(창원명서중1) : 자유공간

△최재우(진주제일중1)  : 이동하는 집

△하종범(제일중1) : 사막위의 사구 형태의 집

2007.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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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난 일은 퀴즈 당첨된 거. 백화점. 3만 원. 좋은 일? 만나서 이야기해줄게.”


오늘 오후 회사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본의 아니게 엿들은 한 여성의 통화 내용입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올랐습니다. 제가 4층 편집국 단추를 눌렀습니다. 아무 단추도 안 눌렀으니 그분은 편집국 손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퀴즈 당첨되셨다고예. 축하합니다”라고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그분은 “예, 씨네퀴즈”라고 했습니다. 웃으면서.


제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우리 신문을 보시는 독자가 퀴즈에 당첨된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 신문 퀴즈에 당첨된 것을 두고 ‘재미난 일’이라고 했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퍼뜩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재미난 일과 좋은 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였습니다. 답을 얻고자 한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그분이 말을 건넸습니다.

신문에 실린 사진으로만 보다 이렇게 직접 만나게 돼서 놀랬습니다.”

그분이 웃으면서 한 말입니다. 독자가 기자의 얼굴을 알아본다니 참 기쁜 일 아니겠습니까. 허투루 신문을 보는 게 아니라 자세히 본다는 건데.


저는 “아, 예”라고 했습니다.


1층에서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잠깐사이 이야기입니다.


이 일이 오늘 저에게 좋은 일이었습니다.

2007.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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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국가보안법

삐딱이 2008. 4. 26. 15:43
지랄 국가보안법 |삐딱이
 

김훤주 선배가 최근에 쓴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약하라’는 글에 대한 지지 글입니다.


국보법을 어긴 범죄자들을 ‘사상범’이라고 합니다. ‘사상’이라 하면 그냥 ‘생각’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만 거대하게 포장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만큼 이 사회에 암적인 존재라는 걸 부각시키기 위한 수작이라 봅니다.

어쨌든 사상범이 많은 나라라는 것은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옥에 넣어 사회와 격리를 시킵니다. 준법서약서도 쓰게 한다지요.

강제로 머리를 수술해서 생각을 못하게,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생각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은 잔인한 악행이 저질러져 온 걸 알게 되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게 아닙니다.



국보법은 권력유지를 위한 통치수단이었습니다. 입을 막고, 더 나아가 생각을 막아버리는. 국보법의 씨앗은 일제가 뿌려놓았습니다. 해방된 나라에서 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사상범’의 피를 빨아먹고 잘 자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잘라버릴 때가 됐습니다. 아니 뿌리도 말려버려야 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대통령도, 한나라당 사람들도 북쪽의 ‘수괴’를 만나 손잡고 이야기하는 시대에 무슨 국보법입니까. 아무나 휴전선 넘어 금강산 여행가는 시대 아닙니까. 다 감옥에 쳐넣어야 하고, 격리시켜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감옥 보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보법이 바람 빠진 풍선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일입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국보법이 그렇게 무너질 리 없습니다.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앞에서 말했듯이 이만큼 좋은 ‘통치수단’이 있겠습니까.



지랄 국가보안법’입니다. 정말 절묘한 표현 아닙니까.

<언제 찍은 사진인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 창원 만남의 광장에서 영남민중대회(?), 농민대회(?)를 마치고 창원시청 쪽으로 행진하면서 찍은 것입니다. 등 뒤에 거북이 등딱지같이 ‘지랄 국가보안법’을 단 남녀 한 쌍을 뒤에서 찰칵>

2007.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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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

뚱딴지 2008. 4. 26. 15:40
아름다운 인생 |뚱딴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46월입니다.

제가 여론팀에서 일명 ‘사람전문기자’를 시작했을 초기였습니다. ‘마산기네스’에 영화로 두 번이나 오른 이가 있다 해서 찾아갔었습니다.

초여름 날씨에 땀이 흘러내리던 때였을 겁니다.

그가 살던 마산 상남동 집에 들어갔을 때 느낌, 어렴풋합니다. 방마다 오래된 비디오테이프가 한가득했고, 쌓인 책도 엄청났습니다. 저도 잘 버리지 못하고 모아놓다 아내에게 욕을 듣곤 합니다만 대단했습니다.

그는 ‘수집광’이었습니다. 영화에 더 미쳐있더군요.


그가 바로 ‘이승기’.

마산MBC <! 활력천국>에서 활약이 대단하죠. 노래도 가수 뺨칩니다.


그런 그에게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어제입니다. 그나 50년 넘게 모아온 영화 포스터, 비디오테이프, 영화 서적이 자료로서 재탄생한 날입니다. 마산종합운동장의 마산문화원에 ‘영화전시관’이 문을 열었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식지 않는 그의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을까.

3년 전 그를 만났던 때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끝없이 쏟아내던 재미난 이야기,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 옛 영화포스터를 들어 보이며 감상에 젖던 모습들....

칠순을 2년 앞둔 그는 꿈을 이뤄갑니다. 그리고 또 꿈을 꿉니다.

존경하고 싶습니다.

3년 전 만났을 때 그는 단편영화를 꼭 한번 찍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자료가 제대로 빛을 보게 하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20051월에 <1950년대 추억의 영화>라는 책을 냈습니다.

처음 낸 책도 아닙니다. 95년에는 <스크린 야화>를 냈고, 99년 회갑 때는 고향 통영을 생각하면 쓴 수필집 <명정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연출을 한 건 아니지만 <외계인>이라는 단편 영화도 찍었습니다.


그런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꿈을 이야기했다더군요.

마산의 영화관 역사, 감독과 배우, 영화제작사 등을 정리한 ‘마산의 영화사’를 쓰겠다.”


참 아름다운 인생 아닙니까. 여러분.

2007.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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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든  >

 

프랑스 영화

<피아노>라는 영화를 연출했던 미카엘 하네케가 감독.

남자주인공 조르쥬 역에 다니엘 오떼유, 조르쥬의 부인 안느 역에 줄리엣 비노쉬.

이 영화가 2005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랍니다. 그만한 영화겠거니 하고 쉬는 날 밤에 케이블 TV에서 본 것입니다.

너무 심오했습니다.

뭐가 숨겨져 있다는 걸까? (영화제목이 hidden) 영화가 끝날 때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권선징악’도 아니요, 누가 범인인지도 알려주지도 않고.

영화는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배달된 비디오테이프를 돌리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의 사생활이 찍힌 테이프. 끝날 때까지 그 테이프를 누가 만든 것인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가 첫 부분부터 끝날 때 모두 흔치 않은 장면들, 조금은 갑갑함, 그러면서도 뭘까? 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남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잘 모르지만 이 감독의 영화가 사회에 파문을 많이 던졌답니다.

이런 내용도 들어 있었답니다. 알제리를 식민지배 했던 프랑스의 죄의식, 남자 주인공이 어릴 때 함께 살았던 마지드의 부모가 알제리 독립운동을 하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잠깐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렴풋하게 감독이 말하려고 한 게 이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지식인의 허상.

 

남자 주인공은 문학인가 책을 주제로 토론하는 TV 프로그램 사회자였습니다.

인상 깊은 장면들이 남자주인공의 집 내부. 거실과 식탁이 있는 방이 한 공간인데 온 벽면이 책이 가득한 책장이었습니다. 그 ‘책 벽’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또한, 정체불명의 사람이 자신들의 일상을 찍어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TV도 그 ‘책 벽’ 한가운데 끼워져 있습니다.

아마 저 ‘책 벽’이 지식인의 허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머리에 든 게 많다고 ‘된 사람’이 아니듯이.


잊고 싶었던, 잊었던 과거의 기억 속의 인물, 마지드가 남자주인공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또 마지드가 테이프를 보내지 않았다는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의 목을 그어 자살합니다. 마지드의 아들이 남자주인공을 찾아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배운 사람은 뭐라는지 듣고 싶다.”(정확한 대사는 아닌데 이런 뜻이었습니다.)

꼭 내게 던지는 말 같더군요.

이런 말들이 ‘대가리 똥만 든’ 지식인을 비꼰 것이 아닌지.

저도 허위의식을 채우려고 재미도 모르면서 프랑스 영화를 본 게 아닌지.


2007.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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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rk.pandoracharmsxx.com/ BlogIcon pandora 2013.04.27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색깔없는 촌잔치

삐딱이 2008. 4. 26. 15:38
색깔 없는 촌 잔치 |삐딱이

‘촌 잔치’에 문화가 있나


촌에서 열리는 잔치에 이 것이 우리 동네 문화라고 자랑할 만한 것이 있을까?


‘문화’에 대한 아는 것도 없지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지난 주 토요일 한 행사에서 공연을 보면서 였습니다.

한 주 내내 정리도 안되는, 못하는 이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하는 ‘잔치’는 소위 무슨, 무슨 축제를 뜻합니다.

지난 13일, 토요일 진해 중원로터리에서  ‘진해 가을 건강 및 음식 대축제’가 열렸습니다. 말이 음식대축제지 그냥 그런 행사였습니다. 오히려 그날을 모양새 있게 장식한 건 서늘한 가을밤을 뜨겁게 달군 kbs <콘서트 7080>였습니다. 완전히 주객이 바뀐 꼴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중원로터리에 잘 있던 분수대를 헐어버리고 잔디를 까는데 5억 원이 넘는 돈을 들인 것도 못 마땅하지만.


이날 녹화한 7080은 20일 토요일 밤 11시 40분에 kbs1에서 방영한답니다. 진해를 전국에 소개하는 것이지요.


7080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지방에서 했답니다. 또한 146회 행사 중 처음으로 실내가 아닌 밖에서 한 공연이랍니다. 행사장 무대 골조만 설치하는 데도 1억 원이 들었답니다. 나온 가수들도 ‘빵빵’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담판도 있었답니다. kbs는 못한다고 했었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야외에서 한 번도 해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지방에서 한 적도 없으니.

7080은 ‘열린음악회’도 아니고. 그러니 청중 동원도 걱정이었을 것입니다. 7080세대라는 특정 연령 대를 소비자로 한 상품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날 행사 청중은 그냥 남녀노소였습니다. 그래서 인지 7080세대 가수가 아닌 김종환도 나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짐작컨대 주부들을 위한 서비스였을 겁니다. 아마 20일 방영 때는 편집돼서 김종환이 이날 행사에 아예 없었던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작진은 모험을 한 셈입니다. 자기들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은 행사를 해야 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재미는 있었습니다. 촌에서 보기 힘든 가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으니. 파마머리 홍서범, 아직도 팔팔한 박남정, 시월의 마지막 밤의 이용.....

누구보다도 너털웃음의 배철수를 본 것도 좋았습니다.


그날 행사는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동네마다, 1년 내내, 무슨 무슨 이름을 단 축제가 줄을 잇습니다. 판박이 같은 잔치, 색깔도 없는 축제가, 이 동네 하는 행사를 저 동네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꼴입니다.


요즘 들어 유행하는 것이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을 유치하는 것이지요. 열린음악회 같은 대형 상품에서부터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 등등. 여기서 돈 많은 자치단체는 열린음악회를 유치할 것이고, 돈 없는 동네는 tv유랑극단 같은 노래자랑 상품을 유치하면 다행입니다. 흥행이나 전시효과에서는 이 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역 문화는 커녕, 지역 축제도 자본에 좌지우지될 뿐입니다.


의령군이 몇 해 전 의병제전을 하면서 불꽃축제를 기획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불꽃을 수 백발 쏘아 올리면 사람들이 보러오지 않겠냐는 의도였습니다. 폭죽 사는 데 모금도 했었었습니다. 그해 의령천에서 불꽃을 한 30분 동안 쏘아 올렸을 겁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습니다.


방송사가 만들어놓은 정형화된 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무대만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겼을 뿐입니다. 지역 축제와 그 행사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습니다. 그냥 시민들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구경거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주객이 바뀌었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전체 축제 예산에서 그 행사 하나에 들어간 돈이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보고 즐겼으면 됐지라고 하기에는 허전합니다.

배철수가 마지막에 그래도 진해에서 한 행사라고 김달진 시인의 시 한편을 읊긴 하더군요.


2007.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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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거리를 걷다 보면 2가지 신호등을 만날 수 있다. 신호등의 졸라맨 모양은 옛 서독지역, 슈퍼마리오처럼 생긴 모자 쓴 사람은 옛 동독지역이다. 같은 거리를 일직선으로 따라갔는데도 2가지 신호등을 만나기도 한다. 장벽..

금모래 은모래 낙동강

가끔 회사 동료와 8년 전 다녀온 전라도 여행 이야기를 꺼낸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청잣빛 바다가 눈에 아른거린다. 맨발로 걸었던 황톳길 촉감도 보드랍다. 고창 미당시문학관 전망대에 올라 알게 됐다. 시인이 '스물세 해 동안..

핵-석탄발전소 폐쇄와 전기요금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 절차에 들어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공약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안전공약 중 '탈핵' 첫 이행방안 발표도 기다려진다. 대통령은 노..

꼰대와 부끄러움

“과거 이야기를 부풀리면 나를 좋게 볼 것이다? 점점 더 나를 사기꾼으로 볼 뿐이다. 너를 증명하는 것은 너의 현재다.” 인터넷에 떠도는 ‘남자 나이 마흔 넘어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는 글 중의 하나다. 몇 년 전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