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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가을 하늘>-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편에 하루는 긴듯 짧다. 맑은 하늘이 요즘이다. 푸르고 깊었다 구름도 빠르다. 햇살이 따갑고 눈부시니 마음만 싱숭거린다. 아침 저녁 쌀쌀함은 한 순간 멍해지는 간극을 더 늘인다. 과거로 되돌리고 싶은 생각만큼 어리석은 게 있을까하는 쓸데없는 멍함.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라, 스스로 다치고 스스로 보호막을 치니, 어쩔 수 없는 맘 고생이다. 그럴수록 쪼그라는 자신이 더 쭈글스러우니, 참. 온갖 구름 엉켜 먹구름 꼈던 하늘도 날 저물고 새 날이 떠면 다른 하늘을 맞듯이 내일 이면 찌푸린 마음 파랗게 변할까. 내가 이런 건 꼭 가을 탓만은 아니다. 선택의 문제였다. 더보기
호박 떨어질라, 자식들 줄 건디 올해 추석도 이렇게 지나간다. 마음이 무거운 추석이다. 연세가 많으니 아픈 건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의식이 오락가락 하는 큰아버지도 그렇고. 오랜만에 만난 고향친구가 아픈 것도 그렇고. 예전같지 않게 명절인데도 썰렁한 동네는 더 그렇다. 조용하다 못해 쓸쓸하다. 집집이 젊은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익어가는 것들만 덩그러니. 익지 않아도 벌써 몇째, 몇째 아들네, 딸네로 보내질 때를 기다리기만 한듯하다. 동네 한 바퀴 하면서 눈에 들어온 익어가는 것들. 그 중에 제일은 호박이라. 하루하루 달라지는 무게와 크기를 버티기엔 공중 넝쿨이 힘겹다. 판자가 호박의 걱정을 들어준 건지, 자식들 집으로 보낼 호박을 무사히 키우려는 부모의 마음인지. 익어가는 고향의 모습이다. 다들 고향 잘 다녀오셨는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