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납니다

체크포인트 찰리와 판문점


독일 베를린 거리를 걷다 보면 2가지 신호등을 만날 수 있다. 신호등의 졸라맨 모양은 옛 서독지역, 슈퍼마리오처럼 생긴 모자 쓴 사람은 옛 동독지역이다.

같은 거리를 일직선으로 따라갔는데도 2가지 신호등을 만나기도 한다. 장벽은 사라졌지만 과거 분단의 흔적인 셈이다. 신호등을 되살려 놓은 것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독일 사람들의 다짐이라 읽힌다.

체크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 2차 대전 이후 소련과 미국·영국·프랑스가 분할한 동·서베를린 장벽 사이에 있던 검문소. 외국인이 동서를 드나들 수 있었던 유일한 관문이었다. 1989년 장벽이 무너지고, 이듬해 통일과 함께 철거됐다 다시 세워져 관광명소가 됐다. 냉전과 분단의 상징을 넘어 통일의 역사현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동서베를린 분단시절 서에서 동으로 갈수있던 유일한 관문. 체크포인트 찰리.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 한반도. 뉴스만 보고 있으면 곧 전쟁이라도 터질 것 같은 위기상황이다. 그러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선제공격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들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된 72년간 전면전에 이어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난 역사적 시기에는 한동안 교류와 협력의 물길이 열리기도 했지만 그리 길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북 빨갱이' 딱지를 갖다 붙이는 병 같은 집단행태는 여전하다.

이 사회 모순은 분단의 산물이다. 패전국 독일은 승전국에 분할 점령됐지만 한반도는 왜 분단됐는가.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분할돼 식민통치를 받아야지 왜 우리가 남에 의해 갈라져 70여 년 동안 고통받아야 하는가.

남북 분단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반도에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절대 외세는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독일처럼 우리 내부의 힘이 분출될 때 통일은 가능하다. 한반도가 하나된다면 판문점은 체크포인트 찰리 못지않게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