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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로 낚는게 고기일까, 세월일까. 촌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때부터 낚시를 할 기회가 많았다. 동네 뒷산에 대나무밭이 있으니 낚싯대 만들기는 쉬웠다. 화장실이 '퍼세식'이던 시절, 집집이 잿간도 있고 퇴비 쌓아 놓은 곳도 많았으니 지렁이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동네 뒤에 낙동강이 흐르고 도랑이 흔해 고기 잡을 곳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낚시가 재미없었다. 고기 잡는 재주가 없었던 게다. 지렁이를 끼워 물에 던져놓아도 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재미가 없는 게 당연했다. 그때는. 지금 생각해보면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친구들이 낚시 가자고 하면 좋아하지 않았다. 머리가 굵어져서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 낚시에 대한 선입견은 그대로였다. 지금도 별로 변한 건 없다. 나는 낚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또래 친구 중에는 고.. 더보기
"너, 너무 운동적 관점으로 보는 거 아니야?" 오늘(23일) 한겨레에 '데뷔 30주년 공연 앞둔 정태춘, 박은옥 부부' 인터뷰가 실렸다. 부부이자 오랜 동지인 그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은 지 꽤 됐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49구재 때 봉하마을에서 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듣긴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들은 만난 건 2001년 쯤, 창원 성주사 산사음악회에서다. 그 뒤로 그들을 세상에서 보기 힘들었다.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느낌, '마음이 아프다'가 적합할 것 같다. 문화평론가 김규항 씨가 인터뷰를 했다. 김 씨가 2002년 음악 작업과 사회활동 중단 상황을 정 씨에게, 이어 박 씨에게 물었다. - 아내이자 오랜 동지인 박은옥 선생 보시기엔 어땠는지요? "너무 힘들어하니까 보는 나도 많이 힘들었어요. 이 사람이 반복해서 말했어요. 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