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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물위에 핀 벚꽃


벚꽃 잔치가 끝났습니다. 연초록 새잎들 사이로 남은 분홍꽃 잎은 추해보이기도 합니다. 벚나무 한철 뽑내기는 이제 내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벚꽃은 지면서도 예쁜 흔적을 남기더군요. 바닥에 떨어진 꽃길을 걷노라면 꼭 눈을 밟는 기분입니다. 그 보다 저수지에 떨어진 꽃잎을 본 사람이라면 그 예쁨을 잘 알 겁니다.
 
사라져가면서도 남긴 '흔적', 몸부림일까요. 이제 꽃분홍은 사라져가고 초록이 세상을 감쌉니다. 연초록 폭신한 옷을 입은 산들이 예쁩니다.밀양 얼음골에서 언양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바라보는 영남알프스 연두빛이 보고싶어집니다. 그길을 지날 때마다 '폭신한 더 초록색으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이 생깁니다.

진해 내수면연구소 저수지 산책길에서 만난 모습들입니다.

분홍 꽃잎들의 움직임입니다.
(새소리도 들립니다. 그러다 비명소리가 들리죠. 근처에 아줌마가 지른 소리입니다. 물에 뜬 꽃잎들이 어디로 가려할까요. 제발로, 바람이 불어서, 물이 가자는 곳으로? 아들이 '아빠 빨리이~~이' 가자고 보챕니다.)




이제 연분홍의 시대는 가고 초록의 시대가 손짓합니다. 애기 손 같은 새잎을 내민 단풍나무들.
꽃이 졌다고 끝은 아닙니다. 인생도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