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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머리를 상쾌하게 하는 자연의 소리 모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즐거움은 또 다릅니다. 태풍이 비껴갔다지만 비가 쏟아집니다. 장대비 소리가 시원합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올 때는 비를 맞으며 걷기가 좀 그렇죠.

어제 산길을 걸었습니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천자봉 쪽으로 산중턱을 가로질러 난 임도를 따라. 자작나무 숲을 지나 편백나무, 삼나무 숲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갔습니다.

걷는 것도 즐겁지만 산길을 걸을 때는 청각이 살아납니다. 원하지 않아도 자연의 소리가 마음까지 파고듭니다. 머리는 맑아지면서 상쾌해집니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니 더 좋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소리를 좋아하면서도 그리워만 합니다. 여유의 문제라고 하면 사치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절박합니다. 생존의 문제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 사치스러운 여유를 만들어서라도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게 몸과 마음에 찌든 때를 씻어내는 데 특효약이거든요. 그래야 열정을 지탱할 몸이 건강해집니다.

산에 가면 가장 먼저 귀를 간지럽히는 것들이 풀벌레 소리입니다. 숲사이로 쏟아지는 폭포수 같습니다. 소리는 여럿이지만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새들이라고 가만 있겠습니까. 뻐꾹이 소리는 담지 못했습니다만 뻐꾹이 소리는 옛날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고향집, 대청마루에서 낮잠 잘 때 들리던 소리. 삼나무 숲속 새들 소리는 맑습니다. 이 쪽에서 뭐라하면 저 쪽에서 댓구를 합니다.


산과 물을 뗄 수 없죠. 지리산 계곡처럼 큰 바위 굴러가는 듯한 우렁찬 물소리도 좋습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흐르면서 모든 걸 씻어가죠. 갈래갈래 물줄기는 큰 물줄기로 뭉치기도 합니다. 물 소리를 듣고 있으면 진짜 머리속에 찌든 떼를 함께 씻어가는 듯 합니다.

* 파도, 몽돌 소리 듣기

그리고 자연의 소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람입니다. 바람소리. 나무 그늘 아래 가만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나무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풀잎을 간지럽힙니다.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바람소리는 못 담았지만 마음으로 바람소리를 드듬을 수 있는 사진 한 장 올립니다.

가덕도 대항새바지와 대항포 언덕에서 만남 바람.

어떻습니까. 상쾌해지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