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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

용산참사, 속도전 망치소리는 곡소리로




드디어 밀어붙이기 대마왕, 이명박 불도저에 사달이 났습니다.
두려움이 앞섭니다. 하루아침에 사람 목숨이, 그것도 세상이 모두 지켜보는 데서 만행을 저지르는 이 정부를 생각하면 정말 겁이 납니다. 불행한 시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21일 오전 경남지방경찰청 앞.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속도전, 그 말이 생각납니다. '전국토 망치소리가 울리도록 하자'. 그런데 지금 나라 꼴이 '전국에 곡소리가 울리는' 것 같습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다 죽어간 그들을 애도하는 곡소리, 살떨리는 이 공포에 미쳐버릴 것 같은 울음소리.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지난 15일 주요법안 정책설명회에서 다시 한번 '속도전'을 강조했습니다. "전광석화처럼,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KTX 탄듯한 속도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희망을 갖는다", "4대 강 정비사업도 건설의 망치 소리가 울리고 전국 곳곳에 대형 SOC사업, 건설사업을 벌여서 전 국토가 마치 거대한 공사장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 이 해머 소리를 빨리 들리게 해 달라."

그 속도감에 기겁을 하겠습니다. 그 속도감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 환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공사장 해머소리 좋아하더니 결국 곡소리를 나게 하는군요.

서울 용산참사에 대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남에서도 불씨가 붙었습니다. 21일 오전 11시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는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에 의한 살인,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저녁에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촛불문화제도 다시 열린답니다. 이 정권이 긴장은 되는 모양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지방청 정보과, 창원중부경찰서 정과계에 보안계까지, 보안수사대 소속 경찰들까지 나왔더군요.

이병하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용산참사를 "잊혀서도 묻혀서도 안 될 국가적 재난"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악몽 같은 일은 차라리 잊고 싶습니다.



무엇이 급해 이 추운 겨울날 그들을 쫓아내려 했을까요. 뭐가 겁이 나서 그렇게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했을까요. 저도 10여 년쯤 전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는 시위현장에 있어봤는데 그 공포라는 게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는 그 현장에서 '죽었구나'싶었습니다. 다행이 이렇게 살아있지만.

이 공포정치를 극악하게 벌이는 그자들의 사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생각할수록 무섭습니다. 참사현장, 옥상 난간에 매달려 있다 떨어지는 그 모습이 계속 떠오릅니다.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슬픔과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