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 카프카가 스물 아홉에 쓴 소설이다. 폐결핵을 앓다 마흔 한 살 나이로 죽을 때까지 고향 체코 프라하에서 살았다는 그.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역시 어렵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아침, 침대에서 갑충, 말똥구리로 변한 자신을 알게 된다. 악몽은 아니다. 실제상황이다. 출장 영업사원인 그는 갑충으로 변한 사실에 괴로워한다. 특히 지나쳐버린 출근시간과 사장이 갈굴 생각에 더 억눌린다. 가족의 냉대와 고립으로 이야기는 계속된다. 결국 그레고르는 벌레에서 다시 인간으로 '변신'하지 못하고 죽는다.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르. 덩어리에 박힌 사과는 제 아버지가 던진 것이다. 그레고르의 낯짝은 카프가와 닮았다. /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궁금하다. 벌레, 그레고르 때문에 돈벌이 전선으로 나서야 했던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은 아들이자 오빠가 죽었을 때 비로소 해방을 맞은 듯이 행복한 모습을 되찾는다. 뭐였을까. 가족을 먹여 살였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해 돈 벌이를 못했던 것이 그렇게 그들을 불행하게 했을까.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사람말은 알아듣지만 벌레우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가족들에겐 그가 하는 말이 벌레 소리로 들린다. 당연히 그 뜻을 모른다. 요즘같이 '소통부재'다. 가족인데도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존재가치가 다른 이들이 소통하는 건 불가능할 수밖에.
무엇으로 변신을 꿈꿀까. 나는, 우리는. 전혀 엉뚱한 변신을 한 당신을 발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세상은 부조리하다고 하면 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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