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삐딱이

부처님 머리는 포도알


주지스님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부처님께 뭘 선물할거예요?"

아이들은 머뭇거림없이 목에 하나씩 걸고 있던 복주머니를 가리켰습니다. 복주머니는 유치원에서 관불의식을 할 때 시주하는 마음을 배워보라고 집으로 보냈던 것입니다. 복주머니에 1000원 짜리 한 장씩 들어있었을 겁니다. 아이들은 그 복주머니가 애기부처님께 줄 선물이라고 여겼던 겁니다.

어떤 아이는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사탕요!" 법회장에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습니다.

주지스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예요. 부처님은 돈이나 사탕을 바라지 않아요." 아이들은 멀뚱멀뚱했겠지요. 저도 무슨 말씀을 할지 귀를 기울였습니다. "예쁜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예쁜 친구가 되겠다는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얼마전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초파일 가족행사 중 봉축법회 장면입니다. 그 유치원은 진해 대광사에서 하는 대광유치원입니다. 주지스님의 이야기는 자라나는 아이들만  깊이 새겨야 할 말일까요. 어른들도 마찬가지지요.

어지러운 이 세상에 딱 맞는 말입니다. '예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특히 윗 대가리들이 '예쁜 마음'을 가졌다라면 세상사람들이 덜 고통받고 살텐데 말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예쁜 마음을 생각합니다.
 
아이들 눈은 정확합니다. 아이들은 부처님을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할까요. 아이들이 그린 부처님입니다. 아무래도 부처님 머리모양이 가장 인상깊었던 모양입니다. <포도알>이라는 노래도 재잘거리더군요.

포도알

부처님 머리는 동글동글 포도알
주렁주렁주렁 열린 탐스러운 포도알
부처님의 눈빛은 은은한 노을 빛
아무런 부담없는 고운 노을 빛
부처님 마음은 아주 예쁜 작은 양초 빛
나를 태워 사람들을 밝히는 소담한 양초빛 

아들이 그린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