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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

처녀수출? 총각수출은 안되남

처녀수출이라?
진짜 처녀를 수출하는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한 기관에서 낸 보도자료, 그에 덧붙인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주)경남무역이 지난 25일 낸 보도자료를 한번 볼까요.
보도자료 제목은 '경남도 농산물 연해주 처녀수출'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펼침막에도 그렇게 돼 있습니다.


경남무역이 러시아에 경남 농산물을 '처녀수출'했답니다.



경남무역은 경남도가 경남의 농산물 수출을 위해 출자해 만든 기관입니다.
내용인즉슨 최근에 경남특산물박람회를 열었는데 러시아 연해주 정부 산하 식량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그에 따라 1차로 배, 단감, 메론, 버섯, 딸기, 파프리카를 연해주로 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남 농산물이 연해주로 첫 수출길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지역신문에도 이 소식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꼭 '처녀수출'이라는 단어를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강조를 하고싶었겠죠. 여성운동하는 분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발끈할만합니다.

한국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처녀림, 처녀막, 처녀비행, 처녀항해, 처녀수, 처녀작, 처녀장가, 처녀지, 처녀출판.....
남성주의 사고가 만들어낸 단어들이지요.

"머, 처녀를 수출한다고? 우리나라는 처녀를 수입하는데?"라고 웃고 넘기기에는.

'총각수출'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