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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

이명박 싫어 밥 굶는 세 남자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에 가면 밥 굶는 세 남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단식에 들어간 이들은 국민이 TV로 지켜보는 데도 언론악법을 날치기 강행한 한나라당과 정부를 가만둘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장맛비가 내리면 비가 오는 대로 쨍쨍한 날은 푹푹 찌는 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민주노동당 이병하 경남도당 위원장, 문성현 전 대표, 강병기 전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병하 경남도당 위원장은 29일 단식 7일째를 맞았습니다. 이 위원장 혼자 시작했던 단식농성장에 이튿날 강병기 진주시위원장(전 최고위원), 또 다음날 문성현 전 대표까지 결합했습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당직에서 물러나 거창에서 농사짓고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일을 뒤로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백의종군, 1년 반 가까이 정치를 떠났던 그는 평당원으로 다시 거리에 앉은거죠.


문 전 대표는 "이 정권의 언론악법 날치기 강행,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처참한 탄압, 이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라며 "당 대표까지 했던 사람으로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창원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7년 초봄, 청와대 앞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해 29일간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농민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강병기 전 최고위원은 "다른 사람들 분위기 잡아서 단식하게 했는데 이번에는 도당 위원장과 함께 단식농성장을 지키기로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농업구조조정까지 추진하고 있어 이제 농촌몰락은 막바지에 접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식하는 사람들에게 음료수를 사다주는 시민들도 보입니다. 어떤 이는 술도 끊어서 얼굴이 훤해 보인다는 농담도 던지고 갑니다. 이 위원장은 "여기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인데 발랄한 모습이 보기 좋다"라며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천막에 들어와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젊은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쌍용차노동자 지원을 위한 모금함에 하루 10만 원씩이나 들어올 정도라는군요. 이 위원장은 "한참 용돈이 궁할 때인데 자발적으로 유인물을 받아가고 서명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일사천리입니다. 재투표·대리투표 논란에도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언론법을 통과시켰고 31일 공포할 계획이랍니다. 그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정부의 방송장악은 오해"라고.

오해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