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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지혜 |삐딱이

인간의 지혜를 생각해봅니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장복산 조각공원 쪽으로 가다 만난 약수터에서 본 것입니다. 나뭇가지를 그대로 활용한 바가지 걸이입니다. 참 예쁘지 않습니까.

인간의 지혜는 딱 여기까지면 좋을 텐데 욕심이 그렇지 않습니다. 더 지혜를 짜내는 건 '만용'입니다. 자칫 재앙도 될 수 있습니다.

예쁜 바가지 걸이가 있던 약수터 사진입니다.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끝이 없겠죠. 그럴듯한 바가지 걸이를 새로 만들 겁니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도 놓겠지요. 그늘이 생기도록 지붕도 얹어야죠. 이제는 예술적인 미를 가꿀 겁니다. 자연석 사이로 졸졸 흘러내리는 물이 아니라 용대가리나 거북대가리 주둥이로 나오는 물을 마시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물이 고이는 곳도 화강석으로 둥글게 잘 깎은 놈으로 놓고 싶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나뭇가지로 만든 바가지 걸이를 보며 참 아름답다고 한 정취는 사라지고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인공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만든 것들을 문명이라고 합니다. 토인비는 '인간 사회의 문명과 역사 발전의 밑바탕을 자연의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홍수나 자연재해와 같은 거대한 자연의 힘에 대한 대비를 넘어 먹고살려고, 새로운 부를 만들려고 자연을 헤집기도 합니다. 대운하가 그 짝이라고 하면 과할까요.

아래 사진들은 인간의 도를 넘은 지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말이 임도이지 산비탈을 깎아내고 군데군데 아예 시멘트 포장길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리고 저 멀리 해군기지사령부와 그 앞바다에 소모도 방파제가 보입니다. 소모도가 육지가 되고 방파제가 생기면서 마산만 물길이 막혔다는 곳입니다.

'과자 봉지나 공산품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얼마인지 적혀있다'. 열량이나 원재료가 어느 나라 것인지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국에는 과자 봉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시돼 있답니다. 영국사람들 69%는 이 표시가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답니다. 코카콜라도 곧 탄소 라벨 부착을 할 거랍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는 데 우리는 아직도 먹고살기에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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