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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

친박 허태열, 세종시 수정 거짓말 정당된다


세종시 원안 추진 약속을 어기고 수정하면 한나라당이 '거짓말쟁이 정당'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남도당 국정보고대회가 세종시 수정안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자리가 됐다.

한나라당 이주영 경남도당 위원장이 지방선거 압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날 마지막 연사였던 허태열 최고위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나온 행정비효율성과 보수진영의 정부부처 이전 반대 등 배경을 설명한 데 이어 수정안에 대해 "정당은 선거로 먹고산다.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했고 이후에도 원안대로 간다고 했다. 천재지변이 없는 데 이 약속을 뒤집어 버리면 누가 믿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6·2지방선거에서 상대가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다. 불행한 과거인 '차떼기 정당', '부자비호 정당'에 '거짓말쟁이 정당'까지 붙으면 쉽지 않은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허 최고위원의 발언은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신의의 정치'를 강조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 대통령계와 친박근혜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어서 가볍지 않다.


이날 이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도내 국회의원은 세종시 문제 언급을 자제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힘입어 6·2지방선거 압승 등 당내 단결과 화합을 호소했으나 허 최고위원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함에 따라 경남도당 국정보고대회는 예기치 않은 분위기로 흐른 셈이다. 더구나 이날 세종시 수정에 힘을 실어온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은 기상악화로 비행기를 타지 못해 참석하지 못했다.


허 최고위원은 혁신도시 예를 들어 세종시 수정 문제를 단편적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당의 영속성, 정권창출과 연결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주에 주택공사 오기로 했는데 토지공사와 합병해 진주 못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충청도를 버린다는 것이다. 호남 등 돌리고 충청도 지면 어떻게 정권 창출하겠느냐. 이건 심각한 문제다"고 말했다.


특히 허 최고위원은 최근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친박계를 겨냥해 분당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는 홍 전 원내대표를 거명하지 않았지만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분당'을 입에 올리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보수언론의 세종시 수정안 찬성보도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허 최고위원은 "언론환경, 보수언론은 세종시 안된다는 도그마(독단적인 신조)에 있다. 보도 충실하지 않다"라며 "세종시 수정안, 원안도 모두 당과 나라 걱정하는 충정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주영(마산갑) 도당위원장, 김재경(진주을), 김정권(김해갑), 이군현(통영·고성), 신성범(거창·함양·산청) 의원, 김태호 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한나라당 소속 자치단체장, 경남도의회 이태일 의장을 비롯한 기초·광역의원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