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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4.11 밀양 송전탑 갈등 해법은?
  2. 2013.11.23 부끄러운 언론의 자화상

에너지정책 변화가 밀양 송전탑 해법이다

 

765㎸ 초고압 송전탑 사태는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 조사단은 송전탑 경과지 4개 마을 주민 69.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했다. 이 같은 수치는 9·11 사태를 겪은 미국인 증상(15%)보다 4배가 넘는 수치다.

 

조사단은 “고향과 살던 땅을 잃는 것과 마을 공동체 붕괴에 대한 안타까움, 한국전력 직원과 시공사, 용역 등에게 당한 위협적이거나 무례한 행동 등이 정신심리적 외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가가 주민들 삶과 미래를 강탈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또 다른 밀양 사태를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밀양 문제는 전국적인 이슈, 근본적인 에너지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퍼지고 있다. 전국에서 밀양희망버스가 지난해 11월 30~12월 1일, 지난 1월 25~26일 두 차례에 걸쳐 밀양을 찾았다.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 염형철(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집행위원장은 “환경단체가 ‘탈핵’을 수십 년 동안 외쳤지만 이렇게 진지하게 사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밀양 어르신들 덕분”이라고 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경찰에 둘러싸여 저항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한국전력은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과 인접한 울산시 울주군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하고자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밀양을 거쳐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90.5㎞ ‘신고리~북경남 765㎸ 송전선로’를 건설 중이다. 이 구간에 평균 100m 높이 송전탑 161기가 들어서는데, 밀양지역에 세워지는 것이 69기로 가장 많다. 밀양 청도면 17기는 완공됐고 나머지 52기 공사가 지난해 10월 재개됐다.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됐고, 주민들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지난 다섯 달 동안 충돌과정에서 주민 100여 명이 다치고 80여 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012년 1월 산외면 보라마을 이치우(당시 74세) 씨가 공사강행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상동면 고정마을에서 돼지를 키우던 유한숙(당시 74) 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졌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공사에 맞서 계속 저항하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보상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오히려 마을 공동체를 분열로 밀어 넣고 있다.

 

이 같은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사업방식 때문이다. 밀어붙이기 사업방식 뒤에는 초법적인 전원개발촉진법이 있다. 한전은 지난 2007년 정부로부터 실시계획승인을 받아 이듬해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승인 과정에서 주민동의는 필수조건이 아니었다.

 

발전소 건설과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분쟁과 갈등에서 지역 간 전력자급률 차이도 한 원인이다. 서울과 경기지역은 전기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자체 생산하는 자급률(2011년 기준)은 각각 3%, 24.5%에 불과하다.

 

정부와 한전은 전력위기 해결을 위해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원전 위조부품 사건이 터져 케이블 재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신고리 3·4호기 준공이 미뤄졌다.

 밀양 송전탑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유한숙 씨 노천분향소에 천주교 신부들이 남긴 글.

 

더구나 한전이 지난 2006~2007년 환경영향평가 협의결과와 달리 무단으로 헬기를 띄워 자재를 실어 나르고 공사면적도 66만 8265㎡로 2배나 늘려 불법공사를 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공급 위주 에너지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없으면 발전소와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제2, 제3의 밀양 사태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과대 전력수요 예측’에 따른 ‘발전 과잉설비’가 ‘전기 과소비’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수요관리 쪽으로 정책 변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정책에서 가장 큰 논란은 핵발전소 비중을 늘리는 정책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핵’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핵발전소 설비비중을 현재 26%에서 2035년까지 29%로 늘려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했다.

 

 

 

※ 이 글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하는 <인권> 3·4월호에 쓴 글입니다.

Posted by 포세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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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부끄럽습니다. 민주언론상 수상 소식을 듣고 가슴이 따끔거리고 낯짝은 화끈거렸습니다. 밀양에서 만난 할매·할배들이 언론을 욕할 때 느꼈던 증상이 되살아났습니다.

 

주민들은 기자들에게 말합니다. “찍어가면 뭐하노 나오지도 않는데.”, “있는 그대로 나가면 다행이다. 거짓말 하지마라.”, “사람 죽는다니 이제 왔나.” 주민들은 “제발 살려달라”고도 합니다.

 

주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8년 싸움을 해오면서 언론사마다 성향까지 다 파악해버린 것이지요. ‘전력위기’, ‘지역이기주의’, ‘외부세력’이라고 휘갈기는 언론을 말입니다. 한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출입금지 언론사 목록이 적혀있을 정도입니다.

 

말이라도 붙이면 주민들은 어디서 왔느냐고 묻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보도 잘 해주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도 기분이 좋거나 뿌듯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워집니다. 쪽 팔린다는 말이 딱 맞겠습니다.

 

 

밀양 주민들에게 ‘대한민국 언론’은 그랬습니다. 그들에게 언론은 ‘언론’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러니 콕 찔린 가슴은 아프고, 낯짝을 들기 부끄러웠습니다.

 

밀양 송전탑 사태 원인은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밀어붙인 국책사업 방식입니다. 8년 동안 사태가 장기화된 것도 정부와 한전 잘못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언론 탓입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면 칠순 어르신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밀양 송전탑 사태 취재는 이런 부끄러움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실 8년 묵은 사태를 헤집어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나가 나오면 또 다른 것이 연결돼 있고, 사태의 근본을 찾아 들어갈수록 복잡합니다.

 

일방적인 송전선로 공사를 가능하게 했던 밑바닥에는 초법적 전원개발촉진법이 있습니다. 765㎸ 초고압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건강에 해를 주는 전자파 문제도 있습니다.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타당성 문제를 따지고 들면 신고리 3·4호기를 비롯한 핵발전소, 전력 소비가 많은 수도권에 대규모 송전을 위한 지역민의 희생과 전력공급정책 문제로 연결됩니다. 전력문제를 들추면 원가 이하 산업용 전기문제도 불거집니다. 결국 밀양 송전탑 사태는 우리나라 전력정책, 에너지정책으로 귀결됩니다.

 

수 천명 공권력을 방패막이로 공사가 재개된 지 두 달이 다되어 갑니다. 밀양 할매·할배들은 8년 동안 그래 왔듯이 지팡이를 짚고 산을 오르고 길바닥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충돌과정에서 다쳐 병원에 실려갔던 주민들은 농성장으로 돌아옵니다. 태풍이 와도 추위가 와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는 것이지요.

 

현장 취재를 다녀오는 동료는 고통에 시달립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밀양’이 틈만 나면 아른거립니다. 비가 올 때나 추워지면 더 그렇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무심코 ‘아, 날씨 좋다’ 했다가 입속으로 삼켜버리기도 합니다.

 

경남도민일보 밀양 송전탑 사태 보다가 특별했겠습니까. 잘했다면 끈질기게 계속 보도하고 사람들이 알아야 할 사실들을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기본을 했을 뿐이지요. 그런데 민주언론상을 받는 것 또한 ‘부끄러운 언론의 자화상’입니다.

 

언론인들에게 고합니다. 부당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 언론의 책무입니다. 언론은 밀양 할매·할배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합니다.

 

 

 

* 이글은 11월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노조 창립 25주년 기념식과 민주언론상 시상식 자료집에 썼던 글입니다.

 

 

 

 

 

Posted by 포세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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