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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2.20 이소선 여사 삶쓴 오도엽, 그의 이야기 (3)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책이 나왔답니다. 책이름은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이 책을 쓴 이가 오도엽 씨라는 것은 오늘(12월 20일 자) 경남도민일보에 이일균 기자가 쓴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 전태일과 이소선'이라는 기사를 읽고섭니다.


최근에 이소선 여사의 여든 잔치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는, 여사가 살아온 삶에 대한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도엽 씨가 여사 옆에서 500일 동안 듣고 쓴 생생한 이야기라는 것을 오늘 알게 됐습니다.( 오도엽 씨와 이소선 여사 사진은 <시사IN>에 소개된 것입니다.)
4년 전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오도엽 씨를 만났던 그때. 아마 이글을 보시면 오도엽 씨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웃으면 예쁜 그의 얼굴이 생생합니다. 그를 아는 데 좀 도움이 될 겁니다. 다음은 그 때 제가 오도엽 씨를 만나고 그를 소개한 글입니다.


도시생활 접고 함안 여항산으로 간 시인 오도엽씨  

2004년 09월 13일

자신의 것을 청산하고 촌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것도 물질적인 풍요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것만 있으면 족하다는 생각으로.

오도엽(37) 시인은 지난 9월 창원 생활을 접고 함안 여항산 자락에서 자그마한 빈집을 얻어 흙을 만지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시를 이야기할 때 현장의 시, 집회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시라고 이야기들 한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02년 마지막 날 밤 창원에서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두 여중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촛불이 타오르는 현장. 추모시를 읽어 내려가던 그는 "민족 주권을 찾은 내 조국 한반도를 / 겨레 자존심의 촛불을 생일상에 꽂아 주마"라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13회 전태일문학상 생활글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았을 때도 그는 현장에 있었다. 지난 10일 우리식량주권수호 함안군대회에서 '목덜미 검게 그을린 당신은 / 조선의 농사꾼 / 손 마디마디 지울 수 없는 흙이 배인 당신은 / 아름다운 조선의 농사꾼'이라는 시를 읽고 농민들과 함께한 뒤였다.

지난 97년 〈굵어야 할 것이 있다〉라는 시로 전태일문학상을 타기도 했고 창원공단에서 노동일을 하던 그가 지난해 이맘때 홀연 농촌으로 들어간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몸이 안 좋아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가슴이 막혀 오는 게 꼭 죄를 많이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공장 현장소장을 맡아 출세해서 돈 욕심도 생기고 365일 매달려 있었다"는 그는 "돈에 자꾸 매여 가는 삶을 살고 있구나" 싶었단다.

노동문화예술단 '일터'에서 활동하던 아내 이수옥(35) 씨와 모든 걸 정리하고 "가난하게 살더라도 함께 노동하고 벗으로 살자"며 새로운 시작을 결행했다. 점점 자본에 얽매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 시작했을 때 일에 바빴던 아내도 "남편인지 모르겠다. 목석하고 사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시기였다. 평생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했던 그는 파수농공단지의 한 공장에서 도장 일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자연에서 끝없는 배움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창원으로 내려온 건 지난 91년. 그때도 후배였던 아내와 "건강한 삶을 살기위해 서로 간직한 것 버리고, 학연·지연·인연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가자"고 선택한 곳이었다.

10여 년 창원생활의 결과물을 물었다. "고맙게 생각한다"는 그는 94년 구속돼 교도소에서 장기수 어른과 만남, 노동자로서 일하는 재미, 갈림길마다 힘든 시기는 있어도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해줬단다.

4년전 함안 여항산 자락에서 만난 오도엽 씨와 딸 겨리

지난 99년 첫 시집 〈그리고 여섯 해 지나 만나다〉라는 시집을 낸 후 아직 후속은 없다.

남에게 보이고자 쓰고 꾸며서 만드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려는 것이라고 하는 그에게 시집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그는 꼭 하고 싶은 게 있다. "딸아이가 커가는 걸 보면서 아빠가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일하는 사람의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동화나 동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태일문학상에 당선된 함안에서 땅 파며 살아가는 생활 글 〈참 고마운 삶〉에도 나오는 '엄마얼굴'같은 시가 아닐까 싶다.

"우리 집 밥상은 / 엄마의 땀이랍니다 // 하루 종일 / 논둑으로 / 밭둑으로 / 칼을 들고 / 호미 들고 …저녁 밥상 가득히 / 들깨 넣어 쑥국 끓이고 / 냉이 꽃다지 된장에 무쳐놓고 / 미나리 돌나물 샐러드 만들어 / 머구잎 쪄서 차려놓으면 // 검게 그을린 엄마 얼굴 보여요"


밭 한 마지기에 배추, 콩, 들깨, 옥수수, 감자 심어 먹고, 논 세 마지기에 올봄 모판 만들 때부터 쌩 씨름을 해서 논에 비료 주고 농약 치는 것 몰라도 동네 어른들 가르침 받아가며 '농사짓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있다. 그의 〈참 고마운 삶〉에는 남이 보기에는 웃음기 배어 나오겠지만 아내와 두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라는 뜻의 딸'겨리'와 '사람답게 사는 법 깨달아 가는 노동'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 집에서 채마밭을 일구어 시를 심어야지. 문풍지 뚫고 찾아든 달빛에 배추도 쓰고 상추도 읽어야지. 가을엔 콩밭에 달린 시를 거두고. 김장 배추밭에선 시집 한 권을 뽑아야지. 되살이도 감나무에서 따야 할 것인데. 아직은 떫겠지."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오도엽 (후마니타스,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포세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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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12.20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는 심상정인가 레디앙 기사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시인의 삶 이야기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삶이네요.

    함안이면 가까운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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