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1만 명이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선언으로 맞섰습니다.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22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1만인 선언 경과와 자연공원법 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남권시민사회단체, 광주전남케이블카반대시·도민행동도 함께 했습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위한 대안이 케이블카일 수는 없습니다.", "현재 거리규정으로도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는 데 완화하겠다는 것은 천왕봉까지 설치하고, 천왕봉에서 다른 봉우리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입니다."
환경부는 지난달 1일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거리규정을 2㎞에서 5㎞로, 케이블카 정류장 높이를 9m에서 15m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연공원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결국 천왕봉 꼭대기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있도록 하고 저 너머 봉우리까지 설치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거죠. 그리고 산꼭대 정류장 높이도 더 높게 올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당장 반대운동에 들어갔습니다. 지리산 노고단과 천왕봉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난 8일부터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1만인 선언을 위한 서명을 벌여 지난 21일까지 2주 만에 1만 842명이 동참했습니다.
지리산지킴이 김병관 씨는 "가슴이 찟어진다"고 말합니다. 그는 연하천 대피소장을 했던 지리산을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좋은 일자리를 마다했습니다. 대피소가 직영이 되고 계약갱신이 있었는데 재계약을 거부했다고 들었습니다. 케이블카 때문일겁니다.
그는 "치사한 마음도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노고단까지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천왕봉까지도 케이블카가 언제 설치될 지 모른다니 기가 차지않겠습니까. 그는 "끝까지 막아낼때까지 싸울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에는 △전남 구례군(산동온천~노고단) △전북 남원시(고기마을~정령치) △경남 산청군(중산리~제석봉) △경남 함양군(백무동~제석봉)이 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병관 씨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리산에 철탑을 꽂지 마라. 국립공원을 그대로 놔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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