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 썸네일형 리스트형 눈에 아른거리는 전라도 황톳길, 청자빛 바다 4박 5일 전라도 여행의 그리움. 술기운에 낱글자 하나 제대로 찍을 수 없는 이 것. 참 괴롭습니다. 전라도는 나에게 둥실 둥실 가슴 부풀게 하는 구릉과 청자빛 낯빛을 남겼습니다. 남자 셋이 떠난 전라도 4박 5일은 즐거웠습니다. 재미 있었습니다. 지워지지 않는군요. 청자빛을 제대로 그릴 수 있을지. 전라도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시선을 줬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지 못한 그림을. 전라도 기행에서 정말 저의 눈을 지랄같이 만든 것은 두 가지 였습니다. 첫번째는 땅이요, 두번째는 바다. 그렇게 둥그른 땅을 본 건 철음입니니다. 둥그렇게 생긴 구릉이 계속 이어진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만으로도 기쁩니다.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소금밭도 처음이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날이었습니다. 삶을 이야기 했고,.. 더보기 다산이 바라봤을 강진만 전라도 여행에서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했던 강진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10년 정도 머무렀다는 다산초당. 산 아래에서 초당까지 오르는 길은 그의 발걸음을 뒤따르는 것 같다. 그리고 만덕산 산비탈을 따라 백련사로 가는 길도 그렇다. 백련사 주지와 왕래가 잦았다니 이야기가 길어진 날 새벽이슬, 달빛에 그 길을 걸었을 그를 생각한다. 그렇게 다산초당은 길로 와 닿았다. 마을에서 올라가다 만난 두충나무 숲길은 처음이다. 자작나무 처럼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자갈길을 밟은 느낌이 좋다. 이 길은 다산이 살던 때 것이 아니다. 비탈길로 접어들어 만난 나무뿌리들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꼭 다산이 유배생활하면서 수없이 오르내렸을 그길이 헤집어져 뼈까지 드러난 그의 고통같이 와닿았다. 그길을 따라 다다른 다산초당. 근대.. 더보기 미당을 키운 바람과 그가 돌아간 질마재 전라도 여행에서 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서정주의 글을 보면서. 국민 애송시라는 가 어렴풋했지만 그의 시를 보면서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는 느낌은 새롭다. 아름다운 글이 친일과 독재를 찬양하는 데 쓰였으니 안타깝다. 서정주의 글과 삶이 근현대사 아픔을 상징하고도 남는다. 그가 태어나고 이 세상을 떠나 땅 속에 묻힌 곳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묻닫은 작은 학교를 고쳐 가꾼 미당시문학관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선운사 아래서 하룻밤 잔 덕에 라는 시가 눈에 들어온다. 선운사 골짜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문학관 옥상에서 그가 보낸 유년시절을 더듬을 수 있는 마을 전경.. 더보기 늦더위에 '즐'하는 <하악하악> 늦더위가 한 몫하는 요즘입니다. 장마가 길었던 올 여름, 별로 덥지 않았던 여름이라 정리했다가는 큰 일 나겠습니다. 이외수 선생 글 처럼, 오늘 '하악하악'했습니다. 가만 앉아 있어도 괴롭습니다. 배부른 소린가. 선풍기 돌려놓고 책장을 펼쳤는 데 웃다, 심각했다 그렇게 쭈욱 읽었던 책입니다. 이 선생은 젊은 날의 아픔과 절망이 아직도 아리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 선생은 온라인 세계에서도 유명하고 '즐'한다고 들었는데 악플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모양입니다. 악플 다는 이들을 '똥파리'라고 호되게 쏘아붙이네요. 악플 차단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 선생은 기이한 사람으로만 기억하는 걸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제 기억에도 그게 먼저 생각나니 어쩝니까. 이 선생님 용서해주이소. 오래돼 기억이 .. 더보기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절이 있다구요? 절은 보통 산 속에 있습니다. 산속이 아니더라도 절에는 계단이 많습니다. 건축양식이겠지요. 건축양식, '절은 이렇다'는 식의 정형화된 틀일 것입니다. 계단이 많은 것도 기와집이어야 한다는 것도 다 그런 통념일 겁니다. 절의 계단을 주목하겠습니다. 절에는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진짜 불공을 드리러 오는 이들은. 가파른 산길을 지팡이에 지탱해 오르는 할매들 보면 마음이 싸합니다.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한 손에는 부처님께 바칠 공양미 봉지를 든 모습. 이 분들이 자기 오래살겠다고 절을 찾지는 않을 겁니다. 이야기를 돌려서 절도 손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시주하는 이들의 편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팡이로도 절에 갈 힘이 없다면 휠체어를 타고 올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장애인도 법당에서 앉.. 더보기 해남 대흥사 가면 사랑을 비는 초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원 비는 것을 좋아합니다. 좋아한다고 하니 뭣하지만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특히 전국 어느 절을 가든 기복신앙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부처 앞에서 절하는 것부터 그렇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만 유독 비는 것을 좋아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건강과 운명을 비롯해 식구의 것까지 비는 것은 유별날 겁니다. 수능 시험 앞두고 언론에 꼭 나오는 게 절에서 불공드리는 엄마들입니다. 전라도 4박 5일 여행 동안 그런 흔적이 눈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돌에 소원담기, 돌 쌓기. 절간에도 절에 올라가는 길목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칫 자기 복 쌓으려다 남의 복까지 무너뜨리기도 하지요. 조심해야 합니다. 더 높이 쌓으면 복이 이뤄질 것 같은. 이런 돌탑 쌓기는 공동체, 함께 복을 만.. 더보기 이 시대에 다시 보는 <대장정> 한해 동안 두 큰별이 졌습니다. 한국사회에 발자욱을 뚜렸하게 남긴 두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끝내 일어나지 못하셨다니. 그를 생각하면 97년 12월이 떠오릅니다. 대학 생활 마무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대통령 선거, 정상적으로 따지면 저는 선거권이 없어야 하는 데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차에 따른 것일 겁니다. 범민주 단일후보, 그를 찍었습니다. 밤새 개표를 지켜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큰 변화를 맞고 졸업을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외환위기에 생존이 왔다갔다 하는 국민을 이야기 하던 대목(취임사)에서 목이 메던 그가 생각납니다. 평양으로 건너가 두 손 맞잡던 장면을 보며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필요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뭘 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 더보기 변신-카프카를 만나다 변신. 프란츠 카프카가 스물 아홉에 쓴 소설이다. 폐결핵을 앓다 마흔 한 살 나이로 죽을 때까지 고향 체코 프라하에서 살았다는 그.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역시 어렵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아침, 침대에서 갑충, 말똥구리로 변한 자신을 알게 된다. 악몽은 아니다. 실제상황이다. 출장 영업사원인 그는 갑충으로 변한 사실에 괴로워한다. 특히 지나쳐버린 출근시간과 사장이 갈굴 생각에 더 억눌린다. 가족의 냉대와 고립으로 이야기는 계속된다. 결국 그레고르는 벌레에서 다시 인간으로 '변신'하지 못하고 죽는다. 극단적인 변신으로 카프카는 뭘 이야기하려 했을까.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소시민들. 갑충은 꼭 자본주의 시대에서 일벌레가 돼 버린 우리들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돈.. 더보기 샌들 밑창 벌어졌을 때 이렇게 여행을 떠나려는 데 샌들 밑창이 벌어졌다, 난처합니다. 요즘같은 여름철 여행길에는 계곡이나 바닷가에 그냥 신고 들어갈 수 있는 샌들을 꼭 챙겨야 합니다. 여행떠나려는 날 밑창이 벌어진 걸 발견했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걸 사든지 해야합니다. 하루 전날 발견했다 하더라도 수리를 맡기면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이럴 때 자가처방, 응급처치가 필요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 저녁에 발견했을 때 긴급처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물론 본드는 있어야 합니다. 본드칠을 해서 마를 때까지 일정시간 동안 손으로 꼭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드가 말라 벌어진 고무가 딱 붙어야 하는 데 양쪽을 꼭 눌러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문제는 언제까지 손으로 쥐고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말랐는지 확인하려다.. 더보기 머리를 상쾌하게 하는 자연의 소리 모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즐거움은 또 다릅니다. 태풍이 비껴갔다지만 비가 쏟아집니다. 장대비 소리가 시원합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올 때는 비를 맞으며 걷기가 좀 그렇죠. 어제 산길을 걸었습니다. 진해 안민고개에서 천자봉 쪽으로 산중턱을 가로질러 난 임도를 따라. 자작나무 숲을 지나 편백나무, 삼나무 숲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갔습니다. 걷는 것도 즐겁지만 산길을 걸을 때는 청각이 살아납니다. 원하지 않아도 자연의 소리가 마음까지 파고듭니다. 머리는 맑아지면서 상쾌해집니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니 더 좋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소리를 좋아하면서도 그리워만 합니다. 여유의 문제라고 하면 사치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절박합니다. 생존의 문제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 사치스러운 여유를.. 더보기 파도, 몽돌 소리에 묻힐 수 있는 곳 섬이 아닌 섬, 가덕도. 부산 가덕도는 이제 섬이 아니다. 부산항 신항 남측부두 공사로 가덕도는 뭍과 연결됐다. 내년 연말이면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도 연결된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고 차량도 오간다. 원없이 걸었다. 너무 걸어 발바닥과 발목, 무릎이 아프다.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뻐적지근함이 좋다. 가덕도에 걸어들어 갈 수 있다해서 무작정 나선 길이 무식했다. 진해에서 105번 버스타고 용원 종점에 내려 걸었다. 신항 공사에 매립으로 날로 지도가 바뀌는 곳이라 2007년 11월에 배타고 갔던 생각을 했던 게 잘못이었다. 선창가는 배를 탔던 선착장으로 가다 물었다. "가덕도 갈라믄 어디로 가야 합니꺼.", "이쪽 아니야. 저 차다니는 쪽 저기.", "요새 걸어서도 간다더만예.", "차 타고 가야 하는 .. 더보기 1달 휴가, 여름 방학 당신이 한 달 휴가를 받는다면 뭘 하시겠습니까? 8월 한달 휴가를 받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휴직입니다. 유급휴직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남들에게 하면 '좋은 회사'라며 부러워합니다. 사실이죠. 직장인들이 이런 기회를 얻기란 힘들겁니다. 우리 공장은 내부 사정이 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쉽지 않은 기회를 얻는 건 사실입니다. 오늘 휴직 이틀째 입니다. 어제, 오늘은 아내가 휴가라 함께 보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휴직을 즐겨야 합니다. 사실 이렇게 궁시렁 거리면서도 머리속에 '야~ 이거야'하면서 떠오르는 건 없습니다. 막연하게 '뭘하지'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돕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그냥 마음가는 대로 몸 가는대로 한 번 뒹굴든지, 놀든지, 맛대로 해보자고. 세상살아가면서 이렇게 살.. 더보기 이전 1 다음